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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려준 딸의 이름으로… 어느 특별한 기부
일시 : 2017.03.28 장소 : 서울아산병원
대상 : 출산 부부

살려준 딸의 이름으로… 어느 특별한 기부

 

살려준 딸의 이름으로… 어느 특별한 기부

 

1월 중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지하 1층 구내식당. 보호자와 방문객이 몰려 시끄러운 식당 구석에 한 부부가 마주 앉아 있었다. 슬픈 표정의 부부 사이에는 아무 말이 없었다. 남편이 미역국이 담긴 그릇을 아내 앞으로 내밀었다. 힘겹게 숟가락을 들던 아내는 억지로 뜬 밥을 넘기지 못한 채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.

 

사흘 전 김수연(가명·30) 씨는 이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다. 첫딸이었다. 가난 탓에 이렇다 할 태교조차 해주지 못한 채 태어난 딸이 부부는 너무 고마웠다. 남편 김철웅(가명·32) 씨는 부정맥을 앓고 있다.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많았다. 꼬박꼬박 월급 받는 직장은 다닐 수 없었다. 하지만 누구보다 성실했다. 동네 작은 마트의 창고에서 버려진 상자를 정리하는 일을 도맡아 생활비를 벌었다. 부부는 40년 된 낡은 주택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단출하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. 착하고 성실한 부부에게 첫아이는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.


꿈에 그리던 딸아이가 태어났을 때 분만실은 이상하게 조용했다. 아이의 힘찬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. “심장혈관이 하나밖에 없습니다.” 담당 의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. 엄마 품에 안긴 아이의 피부는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. 청색증이었다. 심장에 문제가 있는 아기들의 공통점이었다.(중략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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